[화제의 인터뷰]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박현출 사장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출하선택권’

가락시장 도매법인 ‘독과점’은 명백한 사실

[전업농신문=김지연 기자]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은 올해 임기 3년차로 시장이 제 역할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바람을 가지고 3년동안 정신없이 지내오다 보니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30년 이상 고착화 및 관행화돼 있던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출하자와 소비자들에게 봉사하는 시장으로 바꾸기 위해 쉼없이 달려 온 박 사장은 소회를 밝히며 힘든 과정이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가락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진단했다. 박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었는데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농어민과 소비자를 위해서 경쟁체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전했다.

◈어려운 시장 용어 ‘재정의’ 필요 시급

임기 내에 시장도매인제도를 일단락 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 사장은 최근 개최된 ‘2018년 주요 업무계획 기자설명회’에서 가락시장의 도매법인을 향해 독과점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독과점이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예전에는 농민들이 상인들을 상대할 만한 충분한 교섭력이 없었기에 농민들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 도매시장법인을 만들었으니 상인들에게 직접 거래하지 말고 법인을 통해서만 물건을 사가라고 지정했었다. 농민들이 도매상하고 직접 거래할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부터 독과점의 시작이라고 강조한 박 사장은 예전엔 농민들의 정보가 부족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조직화된 농민들도 생겨났고 시장교섭력도 켜졌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출하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1994년 농안법 개정으로 인해 비상장품목이 도입됐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2000년, 또 한 번의 농안법 개정으로 인해 품목 제한없이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사장은 시장 용어 자체가 불분명한 점이 있다며 상장거래품목은 도매시장법인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이고 상장 예외 품목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모두 직거래할 수 있는 품목으로 용어의 정의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민들 정보력 ‘수준급’…걱정안해도 된다

한편 도매법인들은 ‘도매시장은 상장거래가 원칙’이라는 이유로 시장도매인 도입을 반대해 왔고 시장도매인을 도입하면 가락시장 내 농산물의 기준가격이 흔들려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도 해왔다. 그러나 박 사장은 농안법에 그런 원칙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법이 정한대로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해서 경쟁을 촉진시키려고 하는데 법인들은 왜 안 된다고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점을 제기했다.

박 사장은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은 걱정 안해도 된다”며 “이젠 도매시장정산회사도 생겼고 농민들이 알 수 없는 정보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매제도만 시행하다 보면 출하자는 소비자가 어떻게 소비하는가를 알아야 하는데 중간에 도매법인들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소비형태가 출하자한테 바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벽이 하나 생김으로 인해 소비자의 리즈가 생산자한테 바로 피드백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 한 단계 거쳐서 가기 때문에 전달이 느리거나 부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출하자들 중에는 경매제도를 통한 불안정한 거래보다는 안정적인 소비처와 거래하고 싶다는 출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출하자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법의 허용제도를 정확히 안다면 농어민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기에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반드시 경쟁체제는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역노조원들의 산재보험 가입문제 해결

박 사장은 도매시장의 기능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며 거래기능과 물류기능을 꼽았다.

도매시장이 제공하는 주요한 물류기능은 보관과 가공, 포장을 돕는 저온저장가공처리시설로 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오는 2019년 배추품목을 끝으로 모든 품목을 하차거래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출하자들이 걱정하는 유통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사도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하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 만큼 십시일반 어려움을 나눠가져 이뤄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고질적인 가락시장 문제 중 하나로 하역체계가 꼽힌다. 고령화되어가는 추세에 놓인 하역노조원들이 산재보험에 가입을 못하고 있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박 사장의 법인 설득으로 산재보험에 가입을 할 수 있게 됐다. 공사랑 하역노조 간에 신뢰를 쌓는 사건이 된 것이다.

박 사장은 “출하자와 유통인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대화와 소통으로 공감대를 만들어 시설현대화 2, 3단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곡도매시장은 이전을 계기로 해서 잡곡류 전문도매시장으로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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