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동물 보호단체 자극적 퍼포먼스, 축산농가 ‘공분’

[전업농신문=이태호기자]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한쪽에서 여성 10여 명이 가슴을 드러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디렉트 액션 에브리웨어(DxE)’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생겨난 급진적 동물 보호 단체 한국지부 회원들로 밝혀졌다.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포함한 각종 유제품 포장지에 감춰진 동물 강제 착유 현실을 가시화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진행한 DxE는 “동물을 향한 폭력을 반대한다”고 외치며, 강제 임신과 출산, 착유, 송아지 입을 틀어막는 이유 등을 쟁점으로 부각시켜 축산농가들의 분노를 샀다.

우유자조금 소속 낙농가들은 "이들의 동물학대와 폭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오히려 동물복지차원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DxE측은 낙농업 농가에서 흔히 모유 방지기를 사용하고 있고, 어린 소가 엄마 젖을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낙농가는 "국내에서는 모유방지기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송아지의 건강과 이유에 따른 스트레스 최소화 등의 장점을 지닌 조기 이유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만을 마친 어미 소의 건강 회복 등의 이유로 송아지를 별도 우사에 관리하고 있어,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동물자원학과의 이홍구 교수는 "조기 이유를 통해 별도 송아지 우사에서 관리하는 것은 송아지 사육환경 측면에서 좋아 질병예방 및 환경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조기 이유를 통한 송아지의 건강, 영양적 측면에서 주는 이점이 많기 때문에, 조기 이유를 마치 송아지의 학대로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젖소에게 행하는 인공수정은 동물복지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공수정의 가장 큰 목적은 생식기 질병으로부터 젖소를 보호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수컷의 직접적인 생식기 접촉으로 전염되는 트리코나므스병, 비브리오병, 브루셀라병 및 질염 등은 암컷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면,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또한, 자연교미 상태에서는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 간의 치열한 투쟁으로 인해 심한 상처를 입거나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반면, 인공수정은 이를 예방할 수 있고 자연교미로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 번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인공수정의 긍정적인 역할이라는 것.

사람도 정상적인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 인공수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낙농가들은 국내의 상황과 전혀 다르고, 근거 없는 주장들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분개하고 있다.

DxE의 퍼포먼스와 관련된 영상, 언론보도를 접한 일부 네티즌들 또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가축도 못 잡고 생선도 못 잡고 그럼 뭘 먹니?”, “식물들도 감정이 있답니다 아무것도 먹지 마세요”, “왜 옷을 벗고 난리야? 이유가 뭐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해야지”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홍구 교수는 "최근 일부 동물 복지 단체에서 인공수정의 부정적인 기능만 부각해 동물 학대로 단정 짓고 있다"며 "인공수정은 동물복지는 물론 축산·낙농 산업적 가치와 학술적 연구 측면에서 꼭 필요하며, 앞으로도 윤리적이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축산 환경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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