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합장·농민단체 성명 잇따라, “농업위기 극복 위한 대책마련이 우선”

[전업농신문=홍상수 기자] 최근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내에서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며 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해 전국의 농협조합장을 비롯한 농민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농협(회장 김병원) 농정통상위원회 소속 조합장들은 7일 WTO 개도국 지위를 미리 포기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조합장들은 성명에서 우리나라는 농축산물 시장개방이 본격화된 1995년 이후 2018년까지 농축산물 수입액이 69억 달러에서 274억 달러로 무려 4배나 늘고, 외국산 소비대체 등으로 인해 농업소득이 같은 기간 1046만9000원에서 1292만원으로 연평균 0.9% 밖에 오르지 않는 등 시장개방으로인한 피해를 크게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장들은 “우리 농업의 개도국 지위는 WTO 차기 무역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만큼, 농업부문 개도국 지위를 미리 포기해서는 안 되며, WTO 차기 무역협상에 대비하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익형직불제 등 WTO에서 허용하는 보조정책을 확충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합장들은 또  "FTA가 이행되면서 농축산물 수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우리 농축산물 가격이 압박받고 있는 만큼, 주요 농축산물에 대한 수급 및 가격 안정대책을 강화해 줄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한국농업인단체연합(상임대표 고문삼)은 앞서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농업수호를 위해 WTO 개도국 지위는 반드시 사수돼야 하며, 농업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업인단체연합은 성명에서 개도국 지위를 상실할 경우 관세 대폭 감소, 민감품목의 허용범위 축소, 특별긴급관세 축소, 최소허용 보조지원 감축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 농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며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선 안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김홍길)도 2일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축산업 포기 선언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축단협은 성명에서 "개도국을 유지할 경우 관세는 10년간 33.3~46.7%로 감축되지만 개도국 포기시 5년안에 50~70%의 관세를 감축해야 한다"며 "민감품목과 특별품목의 허용범위가 줄어들며, 수입량 급증에 따른 특별긴급관세도 축소되고, 최소허용보조지원도 감축돼 보호대책 시행이 어려워진다. 이는 국내 농축산물이 경쟁력을 갖추기도 전에 세계농축산물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며, 농축산업의 위기가 닥쳐도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축단협은 이에 따라 “WTO 개도국 지위는 농업·농촌의 마지막 보루이며 국가는 농촌의 생존권을 협상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지켜야 할 대상으로 임해야 한다”면서 이해당사자인 농축산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논의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의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 결정일은 10월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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