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청년농부-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주)일산쌀농업회사법인 대표 이 재 광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20대 초반 벼농사 입문, 도심 속 세련된 농업 목표

13ha 규모에 ‘가와지’ 등 국산품종 확대 재배 추진

농업용 드론‧밀묘농법 도입, 상품 부가가치 상승효과

 

친환경‧기능성 쌀 생산…값 두배 높지만 소비자 인기

로컬푸드매장 판매 집중, 현미칩 등 가공제품 수출도

농업 체험 가능한 ‘청년 농업 인큐베이팅 센터’ 꿈꿔

 

이재광 대표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본인의 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쌀을 단순히 품종으로만 구분해 판매하는 것이 아닌, 생산자별로 특화된 농법이나 노하우 등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킨 상품으로 탈바꿈시켜 시장에 내보낸다면 소비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쌀 산업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농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수도권 1기 신도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13ha 규모로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일산쌀농업회사법인의 이재광 대표(32)는 최근 전업농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히며, 생산자 개인의 강점이나 특별함을 심은 쌀 상품을 출시한다면 현재의 쌀 시장을 넘어선 새로운 수요 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22살이란 어린나이에 벼농사를 짓던 부모님을 도와 농업에 처음 입문한 이 대표는 기성세대들이 주를 이루는 농업 현실을 보고, 혈기왕성한 청년들이 농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농법과 유통·가공분야에서 혁신을 꾀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직업이 농업인인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농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농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부모님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농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것이 농업을 직업으로 택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 대표는 일산 지역에서 농사를 짓게 된 배경에 대해 조부께서 6.25 때 피난을 와 일산에 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며 기반을 닦아 놓은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도심에서 소비자들과 어우러지며 세련된 농업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더 크다고 말했다.

현재 이 대표는 일산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4만평(약 13ha) 규모의 논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다. 재배 품종은 고시히카리, 가와지, 참드림 등 3개이며, 아직까지 소비자 인식이 좋은 고시히카리를 주력 품종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점차 우리나라 품종의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이 대표는 벼 농사에 농업용 드론을 활용해 생산·관리적인 부분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드론을 사용해 친환경재배에 필요한 생육보조제, 게르마늄 함유 약제 등을 체계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영양제 살포 시 드론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농도로 한두 번 주는 것이 아닌 저농도로 여러 번 나눠줄 수 있어 필지별 결과를 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드론을 이용한 항공촬영을 진행해 농지 예찰도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산쌀농업회사법인은 기존의 관행농법보다 모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비 절감을 도와주는 ‘밀묘농법’도 도입했다. 지난 2014년부터 ‘밀묘농법’을 시작한 이 대표는 모와 모 사이의 간격이 넓어져 환기가 잘 되다보니 병충해로 인한 피해가 줄어든 것은 물론 저항성도 상당히 강해져 상품의 부가가치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생산한 쌀의 대부분을 고양시 관내 로컬푸드 매장 5곳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도 이뤄지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일산쌀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직접 알리는 것이 쉽지 않아 로컬푸드 매장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희가 재배한 쌀은 일반 쌀에 비해 약 2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친환경으로 짓고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또한 고양시 관내나 인접지역인 파주 등지에서 주문이 들어올 경우 직접 배달하며 소비자와 면대면 소통하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산쌀농업회사법인에서 판매 중인 쌀과 가공식품 모습.

일산쌀농업회사법인에서 판매 중인 쌀 가공식품인 ‘가와지 로스팅 현미칩’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식품가공업체와 협업해 개발한 ‘가와지 로스팅 현미칩’은 가와지 품종 특유의 특별함이 담겨있고 튀기지 않고 구워냈다는 장점 등이 어우러져 주문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해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와지 품종은 일반 쌀 품종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가공품으로 개발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시장 반응이 좋아 올해 말 현미칩과 일산쌀을 중국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수출업체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원장 박철수)이 주관한 쌀 관련 업종 젊은 창업인 대상 ‘미(米)스코리아’로 선정되기도 한 이 대표는 우리나라 쌀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깊은 관심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인 개개인의 특색을 상품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쌀 산업은 단순히 농사만 지어서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정부가 여러 지원을 통해 농업인들이 쌀 산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업인 개개인도 각자 보유하고 있는 농법이나 노하우 등을 접목시킨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소비자들도 싸고 양이 많은 쌀보다 비싸더라도 특별한 쌀을 찾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생산자 각자의 특성을 상품에 담아낸다면 쌀 산업 활성화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벼농사 10년차로 이제 자타가 인정하는 베테랑 농부로 성장한 이 대표는 청년들에게 농업에 대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 농업 인큐베이팅 센터’ 건립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청년들에게 농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농업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면 농업에 종사하려는 청년들도 늘어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인큐베이팅 센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한 청년들이 농업에 종사하지 않고 일반 소비자로 돌아가더라도 우리 농산물에 대한 애착을 가져줄 것이기 때문에 생산자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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