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전남북‧경남 추가피해 우려

“신속한 예찰, 초기 방제 철저해야”

열대거세미나방이 제주에 이어 내륙에서도 처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열대거세미나방의 옥수수 피해 모습.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어린벌레 시기에 식량작물 중 주로 옥수수의 잎과 줄기를 갉아먹으면서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열대거세미나방이 제주에 이어 내륙에서도 처음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은 전북 고창군 해리면, 전남 무안군 운남면에 위치한 옥수수 재배포장(밭) 각각 1곳에서 열대거세미나방 발생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지역은 지난 19일 제주 동부 구좌읍과 조천읍에 위치한 옥수수 재배포장 4곳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 발생이 확인된 곳으로, 내륙에서 처음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내륙에서 열대거세미나방 발생이 확인된 2곳은 옥수수 한 줄기에서 난 잎이 10장 이하인 어린 옥수수를 중심으로 2∼4령의 열대거세미나방 애벌레가 발견됐다. 각각 재배포장의 피해주율(20주당 발생주율)은 고창지역 약 10%, 무안지역 약 0.1% 이하로 파악되고 있다.

농진청은 고창군과 무안군 지역에서 확인된 열대거세미나방 애벌레의 발육단계와 기상상황 등을 바탕으로 열대거세미나방이 우리나라에 날아온 시기는 5월 22∼23일경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앞서 발견된 제주 동부 지역에 열대거세미나방이 날아온 시기와 비슷하다.

농진청은 현재 각 지역 농촌진흥기관과 협력해 서남해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거세미나방의 신속한 발견과 확산 방지를 위한 예찰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열대거세미나방 발생 확인 시, 해당지역 농촌진흥기관과 공동으로 방제작업 지도와 등록된 적용약제로 방제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진청은 아직 열대거세미나방이 발견되지 않은 전북 남서부 지역, 전남과 경남 지역의 옥수수 재배 포장에서도 추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날아와 번식한 열대거세미나방 개체군이 어른벌레(성충)로 자라 확산될 경우 7월초 늦게 심은 옥수수와 2기작 옥수수에서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농진청 재해대응과 정준용 과장은 “서‧남해 지역 외에도 열대거세미나방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전북, 전남, 경남 지역에서 농촌진흥기관과 합동 예찰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열대거세미나방은 신속하게 찾아내서 초기에 방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옥수수 등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열대거세미나방은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아열대 지역이 원산지로, 2016년 아프리카 43개국, 2018년 동남아시아 8개국에 이어 올해 중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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